location : hongeun-dong, seodaemun-gu, seoul
program : house
project phase : 2024-2026
site area : 94㎡
built area : 50.98㎡
total floor area : 118.57㎡
building coverage ratio : 54.23%
floor area ratio : 126.14%
floor : 2f
photographer : joel moriz
집에서 머무는 방식,
쉬고 싶은 장소,
혼자 있고 싶은 순간,
서로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는 한 가족을 위한 집

북한산의 굴곡진 산세를 따라 형성된 홍은동 일대는 경사지에 순응하며 건물들이 켜켜이 들어선 주거지다. 굽이진 길을 따라 자리 잡은 건물들은 저마다의 모습을 드러내며 다채로운 마을 풍경을 지닌 곳이다. ‘온기’는 이러한 골목의 풍경에 자연스럽게 놓이며 마을에 담담히 스며드는 집이 되기를 바랐다.
대상지는 협소한 대지와 좁은 골목길, 가파른 경사가 맞물린 산자락에 위치한다. 골목과 가깝게 맞닿은 대지의 조건을 고려해 길을 따라 담장을 둘러 외부의 시선을 완만하게 차단하고 담장 안으로 작은 마당을 끌어들였다. 담장은 집과 골목 사이에 적절한 거리를 만들고, 마당은 외부와 내부사이에서 완충 공간으로 역할한다. 마당과 맞닿은 현관은 협소하지만 창을 통해 마당으로의 시선이 확장되고 계단으로 수직적인 개방감이 더해진 열린 공간이다. 창으로 스며드는 잔잔한 빛은 외부로부터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전환시키며 집 안으로 들어서는 첫 장면이 된다.
현관부터 이어지는 계단은 마을의 골목길처럼 각 층을 완만하게 연결한다. 이동하며 닿는 시선의 끝마다 창을 두어 외부 풍경을 끌어들이고 협소한 공간이 지닐 수 있는 답답함을 완화했다. 각층의 실들은 별도의 문을두지 않고 벽을 따라 동선을 나누어 느슨하게 구분했다. 경계 없이 이어지는 공간은 시선을 자연스럽게 흐르게 하여 하나의 확장된 영역으로 인식하게 한다.
‘온기’는 집에서 머무는 방식, 쉬고 싶은 장소, 혼자 있고 싶은 순간 등 서로 다른 생활 리듬을 존중하는 한 가족을 위한 집이다. 2층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아내를 위해 작은 여유 공간을 마련했다. 계단을 오르내리다 잠시 머물거나 빨래를 기다리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으로 일상 속 짧은휴식을 위한 자리이다. 아내의 방은 마을 풍경을 향한 코너 창과 책상을 두어 차분히 머무르며 집중할 수 있는 방으로 구성했다. 창 너머로 마을 풍경을 바라보며 일과 휴식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길 기대했다.
계단을 따라 한 층 더 오르면 가족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공간이다. 3층에는 가족을 위해 주로 요리하는 남편을 위한 방과 주방, 식당이 자리한다. 식당에는 마을을 시원하게 내려다보는 큰 창을 두고 곡면의 높은 천장과 주방의 고측창을 통해 위로 열리는 개방감과 쾌적한 환경을더했다. 요리하는 손길과 식당에서 보내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가족의 일상이 가장 밀도있게 쌓이는 곳이다. 집의 가장 위쪽에 놓인 다락은 다양한 취미를 즐기는 아들을 위한 공간이다.악기를 연주하거나 혼자만의 몰입의 시간을 갖기도 하는 곳으로 낮은 천장 아래 아늑하게 마련된다락 공간은 취미와 휴식을 위한 작은 아지트가 된다.
‘온기’는 무채색의 외피와 대비되게 층을 오를수록 따뜻한 온기가 축적되는 집이다. 공간마다 밀도와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며 그 안에서 가족들의 서로 다른 일상들이 자연스럽게 겹쳐지는 곳이다. 그 안에서 새어 나오는 따스한 빛이 골목의 풍경 속에 조용히 더해지길 바란다